2008년 18대 총선이 치러진 다음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기갑 씨가 당선된 것과 문국현 씨가 당선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쾌재를 불렀던 것이 기억나네요. 전자의 경우, 제가 처음 투표한 사람(그리고 민주노동당 사람)이 당선된 것이라 그랬고, 후자의 경우에는 문국현 씨의 당선뿐만 아니라 이재오가 낙선했다는 소식까지 함축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어찌되었건 낙선 후 시간이 한참 흐른 현재, 이재오는 이런저런 논쟁들의 바깥으로 비껴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르게 보면 소외되어 있는 셈인데, 이러한 상황은 2006년에는 한나라당 최고의원이었으며, 한때 추부길과 함께 대운하 전도사로 불리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것과는 대비되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지금은 유학(?)까지 다녀와서 국민권익위원장을 맡고 있다고 하죠. 이명박 정부의 오른팔이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올라간 낙하산인지, 정말 그 사람이 그 위치에 타당한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무려 부패방지와 국민의 권리보호 및 구제를 위하여 존재한다고 하는데, 그 점에 주목해보면 "고위 공직자 개인 청렴도 공개" 같은 소식들이 들려오는 것은 어느 정도 필연적인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그 중에 인상 깊었던 기사라면, 이재오, "1만원 넘는 식사는 낭비"라는 기사 정도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일단 저 말만 놓고 보면 멋진 말이라 할 수 있거든요. 일단 진정한 의미에서의 실용주의와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지 않습니까? 대략 “밥은 누가 먹든 간에 배만 채우면 된다.”는 식의 실용 말입니다. 또 정치적 입장은 제쳐놓고 생각하면, 관용차량도 이용하지 않고 자전거와 지하철로 출퇴근한다는 모습은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그가 지지했었던 4대강 살리기를 보면, 참 할 말이 없습니다. 뭐 경인운하를 건설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보면 어떻게든 4대강을 살리려는(라고 쓰고 ‘죽이려는’이라고 읽습니다.) 모양이지만, '그게 무슨 녹색성장이냐'는 비판까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제대로 속여 넘기지 않는 한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됩니다.(관련기사)
어찌되었건 여기서 생각해볼만한 점은 무엇일까요. 개인적으로는 ‘작은 옳음과 큰 옳음,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면 무엇을 선택해야하는가?’는 의문이 제기되는군요.
이재오가 어떤 의도로 행동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작은 옳음은 실천하고 있다는 가치판단을 할 수 있겠습니다. 유인촌이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그가 대운하 전도사를 자청했던 것은 어떻게 생각해야할까요. 분명히 이미 지나간 일이고, 충분히 오판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러한 전력에만 집중해보면 작은 청렴은 실천하는데 큰 부패는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통해 "청렴함은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기본자질일 뿐"이라는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었습니다만, 전술한 내용으로 이러한 결론을 뒷받침하는 것은 좀 어려우리라 생각됩니다. 논리적이고 구조적인 분석이라기보다는 사견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나름대로는 붙들고 생각해볼만한 과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몇 차례 씨름해보면 의미 있는 분석을 할 수 있겠죠.
- 2009/10/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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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글수 : 4


덧글
두호리 2009/10/14 17:05 # 삭제 답글
글 잘 읽었습니다. 아마 이재오 전 최고가 기를 쓰고(?) 하려고 했던 대운하는 '절대적인 惡'한 일이거나, 부패일 수밖에 없다는 전제하에 말씀하시는듯 합니다. 그게 아니라, 그 정치인에게 그 길이 어쩌면 국가를 부강하게 만드는 의미있는 '방법론'이었다라고.. 즉, 애국심의 발로였다고 생각해 주신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물론 좋게만 봐달라는것은 매우 욕심이겠지만, 그가 그렇게 욕먹으면서도 560km나 죽을둥 살둥 모르고 페달을 밟은 진정성은 어딘가 있지 않겠습니까. 옆에서 본 사람으로서, 분명 그 의도에서는 뭔가 국가를 일으켜 보겠다는 진심이 있었다는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강동수 2009/10/19 22:56 #
옳은 A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옳지않은 A로 인식된다고 가정하면, A를 지지하는 갑이 비난받는 것은 그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필연적인 결과가 아닐까요.다른 글에 댓글로 남기긴 했습니다만, 이러한 뒷공론들은 억울하더라도 어느 정도 감내해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두호리님의 생각대로 이재오가 본받을만한 사람이라면 그 정도는 밑거름으로 삼고 올라갈 수 있지도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a
4대강을 내비두라 2009/10/19 16:25 # 삭제 답글
이런.. 글 읽기도 전에 아무 생각없이 누른 마우스가 "신고접수되었습니다"라는 황당한 메시지가 뜨네요뭔가요?;;
당황스럽네요 아뭏튼 글 잘읽었구요.. 글재주가 없어 글달기는 잘않하는데 이것때문에 답글을 다네요..;;
신고접수는 취소예요....
강동수 2009/10/19 22:15 #
하하... 뭐 그럴수도 있죠. ㅋ